동구 주민 여러분, 저는 오늘 주민 여러분을 대표하여 최고 의사결정기관인 동구의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동구청 집행부에 구정질문을 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제 6대 의회, 민선5기 단체장 임기가 후반부에 접어들었습니다.
왜 의원이 되고자 했는지, 과연 처음 세운 뜻을 향한 열정이 용광로처럼 끓고 있는지, 아니면 어느새 관성이 제 육체와 정신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긍정보다는 부정이 뿌듯함보다는 아쉬움이 많습니다.
제도와 남 탓을 하기에 앞서 저의 열정과 능력이 부족했음을 오늘 주민 여러분께 솔직히 인정합니다.
이제 남은 2년 아름다운 마무리를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새로운 것을 제안하기보다는 추진되는 일에 대해 보다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세계경제 위기가 한국의 자그마한 기초자치단체에까지 점점 영향을 미쳐가는 상황에서 어떻게 어려운 현실을 견디고 서민들 삶을 보듬으며 미래세대에까지 지속가능한 사회, 지속가능한 지방정부를 물려줄지 모두가 고민하고 그 방법을 찾아야 할 때 입니다.
저는 올 하반기 구정질문, 조례, 예․결산 심사 등을 통해 제안했던 일, 집행부가 추진 중인 굵직굵직한 일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개선할 것은 개선하며, 안착화시켜야 할 것은 안착화시키는데 후반기 의정활동을 집중하려고 합니다.
국가와 지방정부뿐만 아니라 지구문명자체가 지속가능성의 위기에 빠져들며 서민들과 제 자신 그리고 가족의 삶을 점점 위기에 빠뜨리는 지금, 소박하고 작은 동구의 몸짓이 이런 위기를 극복해 가는데 자그만한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며 남은 2년을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부구청장님께 질문드리겠습니다.
사회적기업, 사회적기업이란 인간은 이기적 존재임을 전제로 하여 가격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왜곡된 신화에 기초한 현 기업사회에 대한 일대 도전입니다.
사회적기업은 일찍이 자본주의가 발달한 탓에 그 폐해를 어느 곳보다 먼저 체험했던 유럽에서 기업의 영리활동과 사회가 요구하는 서비스, 서민 일자리를 조화시켜 새로운 경제를 구성해가려는 노력으로 나타났던 것입니다.
이는 협동조합 운동 등과 얽히고설키며 사회적 경제가 발달한 일부 유럽사회와 경제가 그나마 다른 곳과는 달리 인간의 얼굴을 가질 수 있게끔 하는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들은 과하지 않은 적당한 부에 만족하며 지역공동체와 어울리고 안정적인 삶을 살아갑니다.
자신의 현재 삶에 대한 만족도도 높습니다.
반면 일제 지배와 한국전쟁을 겪고 소수의 재벌들을 주축으로 추잡한 정경유착, 중소기업과 자영업에 대한 약탈, 노동 억압 등을 통해 압축성장을 거듭 한 한국 사회에서 사회적기업은 제 자리에 설 시간도 설 기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IMF 이후 자본주의 고도화로 인한 문제가 한국사회에서도 본격화되고 사회민주화로 인한 여러 담론과 대안적 사회복지체제, 대안적 경제체제에 대한 고민들이 학자와 사회복지가, 일부 정치인들에 의해 제기되며 사회적기업이 본격적으로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그것의 결과를 논하기에는 빠른 시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회적기업은 이제 우리 사회의 붐이 되었습니다.
동구 역시 인천형 사회적기업을 포함하여 현재 19개가 생겼습니다.
이중 1개를 제외한 18개가 신임 집행부가 들어서고 난후 만들어졌습니다.
우리가 지금 사회적기업에 대해 점검하고 발전방안을 찾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1990년대 말 김대중 정부에 의해 강력히 부양되었던 벤처 붐이 각종 정경유착과 거품을 나은 채 명멸했던 우를 사회적기업들 역시 겪지 말란 법이 없기에 초입단계인 지금 평가와 대책이 필요한 것입니다.
현재 동구에 있는 19개 사회적기업의 고용 상황은 자체 고용인원 29명을 포함하여 99명의 인원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분명 발전이고 칭찬받을 일입니다.
하지만 선정과정 등 여러 면에서 문제점들이 보이고 아쉬운 점 또한 적지 않습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사회적기업 대표들의 상당수가 사람들과 함께 관련 일을 해온 사람들이 아니라 개인 차원에서 관련 일을 해오거나 아니면 공모를 위한 아이디어 제시를 통해 선정된 사람들이 대다수라는 점입니다.
이는 이후 심각한 문제를 낳을 소지가 다분합니다.
두 번째로 유사한 일을 하는 업체가 동시에 선정되어 있기도 합니다.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세 번째로 새로 선정된 18개 인천형 사회적기업의 경우 14개가 자체 고용이 1명에 머무는 등 고용창출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한계를 보이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네 번째로 사회적기업의 이름에 맞는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라 볼 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게 만드는 기업들도 곳곳에 보입니다.
다섯째, 이후의 안정성과 확장성 등을 봤을 때 걱정스러운 기업들이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초기임을 감안할 때 지방정부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한데 행정적인 점검과 운영지원에 머물러 있습니다.
또한 예산 지원 역시 집행부가 사회적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업적을 홍보하는데 비하면 많이 아쉽습니다.
매칭에 따른 지원 외에 동구의 예산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쭙겠습니다.
첫째, 집행부에서는 본 의원의 이러한 평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둘째, 사회적기업 관련 일이 초기 상황임을 고려할 때 집행부의 역할이 업체선정이나 관리감독과 실무적인 지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기업의 철학과 제대로 된 국내외 사례에 대한 토론과 설득, 교육 등이 집행부와 기업대표, 종사자, 주민 사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한 계획은 어떠하신지요.
셋째,「인천광역시동구 사회적기업 육성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9개항의 내용을 담은 육성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또한 이에 따른 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하여야 하며, 매년 성과 등에 대한 평가를 해야 합니다.
이에 대해 간략히 요약하여 답변하여 주십시오.
이중에는 특히, 사회적기업 등의 설립, 지원을 위한 기금조성 및 운용에 관한 사항이 있습니다.
사회적기업 기금 조성이 사회적기업에 대한 집행부의 실질적인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핵심이라 보는데 이에 대한 집행부의 계획은 무엇인지요.
말로만이 아니라 실제로 집행부의 의지만 있다면 현 기금 중에서 일정 변화를 주거나 매년 발생하는 순세계잉여금 등을 활용하여 기금 조성이 가능하다고 보는데 이에 대한 의지와 계획은 있으신지요.
넷째, 사회적기업 육성위원회와 19개의 사회적기업 간의 연계를 강화하는 한편, 19개 사회적기업끼리의 네트워킹 등을 이용한 소통과 창발적인 사업 전개, 협동조합운동과의 접목, 사회적기업과 중소영세상공인 등을 포함한 일반기업 간의 연계를 통한 동구의 사회경제 비중을 높여 서민들을 위한 안전망을 점차 확대해가는 사업 등을 전개해야 된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다섯째, 매칭에 따른 예산 지원에 머물 것이 아니라 구비지원 확대 등을 통해 기존 업체 중 선택하고 집중하여 사례를 만들어내는 일이 매우 필요하다고 보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하신지요.
여섯째, 기업수 확대 보다는 내실을 기하는 게 필요하지만 동구의 특성과 조건, 집행부의 시책 등을 면밀히 고려하여 동구만의 특색을 살린 사회적기업 발굴을 계속해야 한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2012년 1월 세계적인 기업과 정치 지도자들은 다보스포럼을 통해 세계 자본주의는 고장 났다고 선언했습니다.
새로운 경제 모델이 없는 한 세계는 파국을 피할 수 없음을 토로했습니다.
그리고 2012년은 유엔이 정한 세계 협동조합의 해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동구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아니 인류사회가 이제 지금의 고장난 자본주의를 극복해 갈 새로운 대안이 나오지 않으면 우리 모두 파멸을 면할 수 없다는 점을 세계 정치 경제 지도자들이 인정했다는 점입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지금의 유럽발 금융위기가 우리 동구 서민들, 제 자신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 줍니다.
더불어 협동조합 운동이 세계사적이고 인류사적인 의미를 갖는 것임을 보여주기도 한다는 사실입니다.
사실, 협동조합이 원래 구현하고자 하는 가치는 사회적기업과도 일맥상통하며 가치뿐만 아니라 실제 운영에서도 서로를 넘나드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따라서 우리 구에서 우리가 그것의 근본적 의미와 지향에 대한 생각보다 는 일 자체에만 치중하여 추진하는 사회적기업이 사실은 지방적 수준에서 현 우리 삶과 문명의 위기를 헤쳐 나갈 새로운 전망이기도 하다는 점입니다.
세계적 수준, 국가적 수준, 지방적 수준에서 역동적인 대안사회 구성을 위한 노력, 정치를 하거나 행정을 하거나 구의원이거나 국회의원이거나 구청장이거나 대통령이거나 주민의 대표인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건 바로 이것입니다.
중요한건 철학과 전망, 의지를 가지고 집행부 최고 수장과 핵심 역량이 이 일에 집중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이것이 작게는 튼튼한 사회적기업, 보다 많은 사회적 일자리로 나타날 것이고 크게는 경제위기와 정부위기 탓에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서민들의 삶에 안전망이 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동구의 자치단체가 미래를 향한 씨앗의 싹을 틔우는 것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집행부의 참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답변을 기대하며 구정질문을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