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여중․고 이전! 그 악의에 찬 동구붕괴에 맞서는 우리의 결의
존경하는 주민 여러분, 항상 억울하기만 해서 답답하신 인천동구 주민 여러분, 우리가 뭐를 그렇게 잘못했습니까?
아니, 우리가 뭘 그리 잘못하고 살았다는 말씀입니까?
그동안 다 찢겨나가도 참았습니다.
상대적 박탈감이 엄습해도 견뎠습니다.
밤마다 수도국산에 올라 번쩍거리는 송도가 손에 잡힐 듯 다가올 때도 뿌듯한 마음으로 인천의 미래라 축복하며 응원을 보냈습니다.
인천의 모태가 품은 어미의 가슴은 적어도 그렇게 커야한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닙니다. 절대 아닙니다.
아니, 절대 참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에게 있어 박문여중․고는 마지막 남은 엄마의 자존심이자 엄마의 가슴입니다.
세상천지에 아무리 돈이 좋고 휘날리는 시류가 무도하다 해도 이렇게 무참하게 어미의 가슴을 도려내는 일이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
천주교 인천교구는 다시 생각하여야 합니다.
교구가 떠나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말씀이 너무도 생경하게 들려 당황스럽습니다.
인천시와 인천시 교육청도 모두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조건에 맞으면 이전승인을 내릴 것이고 주체가 사립학교재단이기 때문에 반려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진정 인천시 교육청의 판단이라면 우리의 교육청은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습니다.
행정절차법이 정한 대단히 기본적인 원칙도 지키지 못해 결정적 하자를 자초하는 교육청을 어디까지 믿으라는 말씀입니까?
특별히 박문여고 총동창회는 장고에 장고를 거듭하셔야 합니다.
학교가 고명한 전통을 유지한다는 뜻은 수십 년 전통이 만들어진 애환의 터전이 그 자리에 유지 될 때만이 정체성의 철학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서울 중구 정동에 위치한 이화여고가 서울시의 정비계획으로 토담을 헐려고 덤빌 때 이화여고 총동창회가 벼락같이 나서 눈물로 토담을 지켜냈기 때문에 오늘날 이화여고 전통이 찬란한 것이라는 사실을 상기하셔야 합니다.
존경하는 동구 주민 여러분, 저희들을 민의의 전당에 보내주신 것처럼 이번 에도 힘을 모아 주십시오.
박문여중․고의 이전은 단순한 한 학교의 이전으로 끝나는 일이 아닙니다.
동구붕괴를 겨냥한 시나리오에 다름 아닙니다.
우리의 터전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조종의 시작일 뿐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결의를 다지며 결사 항전 할 것을 여러분 앞에 선언하고자 합니다.
하나, 천주교 인천교구는 다른 모든 것에 앞서 동구주민과 학생들을 버리는 선택을 즉각 중단하라
하나, 인천시장과 교육감은 단편적인 합법에 현혹되지 말고 원도심의 미래를 학교이전 중단에 걸고 그 발전방안을 제시하라.
하나, 인천시교육청은 지금까지의 행정절차상 문제가 있었다고 자인하고 향후 주민은 물론 이해당사자와 적극적으로 대화하겠다고 대내외에 밝혀라.
2012년 7월 6일
인천광역시동구의회 의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