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인천광역시 동구의회 의원 김종호입니다.
유옥분 의장님과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의정자유발언의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오늘 인천시 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소회와 행정체제 개편이 동구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몇 가지 제안을 드리고자 합니다.
지난 1월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인천시 행정체제 개편을 위한 법률안이 통과됨에 따라 민선 9기가 시작하는 2026년 7월 1일부터 제물포구로 통합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동구는 1968년 경기도 인천시 동구가 설치된 이후 1970, 1980년대 인천의 중심 도시였지만 신도시와 국제도시가 조성되면서 점차 원도심으로 쇠퇴하였습니다.
이웃 간의 공동체가 남아있고 밀접한 행정서비스로 촘촘한 복지가 가능했고 최근 재개발로 주거환경 개선이 이루어지면서 활기찬 행복도시로 변모해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 동구는 58년의 세월을 뒤로한 채 역사 속의 한 페이지로 남게 되었습니다.
이 자리에는 동구에서 나고 자란 선배 구의원님들과 오랜 세월 동구 공직자로서 묵묵히 일해온 공무원들도 계십니다.
긴 시간 주민들과 애완을 함께한 동구가 사라져 가는데 겉으로는 누구도 아쉬움과 섭섭한 심경을 토로하지 않는 지금의 상황이 저는 사실 좀 의아합니다.
화도진구로 명칭을 변경 추진할 때 치열하게 논쟁했던 동구가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
2022년 8월 31일 인천 시장의 미래지향적 행정체제 개편 추진 기자회견 이후 법률안 통과까지 496일이 걸렸습니다.
청주, 청원처럼 2개의 행정구역을 통합하는 사례와 다르게 영종구의 분구, 중구 원도심과 동구의 통합이라는 매우 특수한 행정체제 개편이 이렇게 빠른 시일 안에 이루어질 것이라 솔직히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협소한 면적, 점차 감소되는 인구 등으로 통합의 필요성이 늘 숙명처럼 따라왔지만 5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자치구 통합의 과정이 이처럼 속전속결로 이루어지는 것이 과연 맞았는가 하는 생각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간의 행정체제 개편 추진 과정에서 느낀 점을 몇 가지 이야기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1월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법률안 통과 이후 동구 주민들과 단체의 환영 현수막을 보지 못했습니다.
주민들의 반응은 어쩌면 “통과되었나보다.” 정도의 무관심에 가깝습니다.
의회 의견청취, 주민설명회, 여론조사 등이 진행되었지만 결정 과정에 있어서 다수의 동구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 반영하지 못한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다음으로 제물포구 출범이 과연 동구 발전의 모멘텀이 되고 있는가를 냉정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구, 중구 원도심의 쇠락은 인천시의 신도시와 국제도시 위주의 도시개발 정책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그러하기에 중·동구 통합은 행정체제 개편을 넘어선 원도심 부흥의 약속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인천시는 제물포 르네상스의 성공적 추진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통합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과 추상적인 희망의 미래가 아닌 구체적인 발전 비전과 계획을 주민들에게 자신 있게 이야기하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민들 입장에서는 장밋빛 청사진으로 가득한 제물포 르네상스가 아니라 쇠락의 상징인 동인천역 일대 개발과 제물포구 신청상을 어떤 비용으로 언제 지을지를 더 궁금해하는 것이 냉정한 현실입니다.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 의해 추진된 청주, 청원 통합의 경우 2014년부터 10년간 매년 187억 원의 국비를 통합 인센티브로 받고 있습니다.
통합 11년 만인 2025년 착공하는 통합 청주시의 신청사 건립을 위해 정부의 통합 인센티브 지원 연장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우리보다 앞서 1998년 통합된 여수시, 2010년 통합된 창원시, 2014년 통합된 청주시 세 곳의 지자체 모두 신청사를 아직 건립하지 못한 사례를 보면 주민들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인천시의 강력한 의지에 의해 추진된 제물포구 통합은 청주심의 통합 인센티브 이상의 인천시의 원도심에 대한 과감한 재정 지원 약속과 지역 현안에 대한 해결방안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 스스로 행정체제 개편이 동구 발전의 확실한 모멘텀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결과이기에 돌아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제물포구 출범이 동구 발전의 모멘텀이 되기 위한 몇 가지 제안을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앞으로 2년 5개월 간은 구정의 가장 핵심적인 사항을 제물포구 출범 준비로 정하고 행정력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능하고 경륜이 있는 공무원들을 선정하여 대규모의 추진단을 신설해야 합니다.
추진단은 인천시에서 밝힌 자치구 조직, 인력과 법정동, 행정동 조정, 사무, 재산 인수인계 등의 행정사항뿐 아니라 각종 기금 집행, 주요 현안 등 동구 입장에서 2026년 7월 이전, 완료해야 할 과제에 대해 정리하고 집행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전문가의 역할이 필요하다면 자문위원회를 신설하고 핵심 과제에 대한 신속한 연구용역도 진행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제물포구 출범이 동구 발전의 모멘텀이 되도록 동구 주민들의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자신의 결정이 자신이 결정의 주체일 때 역동적 에너지가 발산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수동적인 대상으로 전락하는 경우를 우리는 자주 목격하게 됩니다.
신청사 위치, 중복된 기관 조정, 행정동 조정 등 앞으로 많은 난제들이 우리 앞에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주민들 간의 갈등과 행정 불신을 초래할 수도 있는 사안입니다.
저는 제물포구 출범, 동구 발전을 위한 구민 대토론회를 분기별 1회씩 개최하였으면 합니다.
통합과 관련한 주민들의 우려와 걱정을 여과없이 수렴하고 동구 발전 과제를 하나로 집약할 수 있다면 더 큰 목소리로 인천시에 촉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물포구 출범을 준비하는 현 상황에서는 우리 구민들이 동구 발전의 미래를 함께 그리는 주체로서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제물포구 출범을 준비하기 위한 구청장님과 구의원들의 정례 협의를 통해 함께 지혜를 모았으면 합니다.
집행부의 견제와 감시라는 의회 본연의 활동도 중요하지만 동구 발전의 계기가 되는 제물포구 출범을 준비하는 공동의 파트너의 역할을 의회도 담당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제 인천광역시 동구의 마지막 구의원이 되었습니다.
동구의 문을 닫는 역할이 아니라 새로운 동구 발전의 문을 여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여기 계신 선배 동료 의원님 그리고 구청장님과 공무원 여러분 또한 저와 같은 생각이리라 생각합니다.
함께 지혜를 모아가겠습니다.
의정자유발언을 경청해 주신 동료 의원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상으로 의정자유발언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